제자리 : The only way we know
우리가 잊은 것, 우리가 그리던 날, 우리가 알고있는 단 한가지

- 일시
- 12월 29일 (화) 오후 6:00
- 장소
- 이우학교
- 펀딩 마감
- 12월 29일 (화) 오전 11:46
26%9명 참여
265,000원 / 목표 1,000,000원
제자리 : The only way we know
우리가 잊은 것, 우리가 그리던 날, 우리가 알고있는 단 한가지
안녕하세요, 제은입니다!
저의 첫 무대, 〈제자리〉를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공연 일시 | 12월 28일 저녁 6시
공연 장소 | 이우학교 신학습관 지하
함께하는 사람들
제자리에 함께하는 사람들은 50명 가량의 예술가들입니다. 모두 제가 직접 연락해 모았지요! 제게서 시작된 작은 떨림이 소리, 표정, 움직임, 손가락, 목소리가 되어 각자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공연 속에, 저에게 예술을 통해 울림을 주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저는 이들을 솔직한 예술가들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공연의 기획을 제가 시작하고 또 마무리 하더라도, 저는 모두가 이 예술 속에서 공동 창작자의 이름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저의 의도를 뚜렷하게 흡수해 관객에게 전달하는 사람들. 그리고 창작물 속에서 뒤를 돌아봐주는 사람들. 영향력을 주는 이들이 되어 주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몸을 부대끼며 동작을 잇고, 쌓아 가며 함께 작품을 만들어 나가는 중입니다. 제 머릿속에서만 평생을 떠돌아다니던 것이 다른 사람의 몸과 목소리를 거치며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는 것을 보고 있으면,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세계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공연이 저 혼자만의 작품으로 남지 않았으면 합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것을 내어놓고, 들여다보며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경험 자체로 이미 이 공연은 완성 된 것이나 다름없는 것 같습니다.

공연 〈제자리〉의 가치관과 세계관
제자리라는 단어는 알게모르게 귀에 익은 면이 있지요. ‘모두 제자리~’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야 한다는 말에서도 들려오고, ‘제자리로 돌아가야 해’ 무언가 잘못 되어 갈 때에도 들려오고. ‘걸어도 걸어도 제자리’ 막연함과 지침을 대변하는 말로도 쓰입니다.
| 우리가 제자리로 다시 돌아갔으면
세상은 처음부터 이렇게 빠르고, 또 부서져있었을까요?
알 수 없죠.
알 수 없지만,
이렇게 서로 외롭고 괴로운 걸 보면, 우리에겐 분명 태초부터 있던 뭔가가 결핍되어 있다는 거예요.
전 그게 바로 사랑 인 것 같습니다.
사랑, 포용, 이해, 즐거움, 열정, 기다림. 애인에게 당연히 할 것들. 그런 것들을 이 세상에게 하는 거예요. 모두가 모두의 애인이 되는 게 당연한 세상이 궁금해요.
서로 사랑하는 삶이라는 건 더 잴 필요도 없이 눈물나도록 좋잖아요. 그럼 그게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 아닌가요? 우리의 제자리는 서로 걱정없이 사랑하는 곳 아닐까요?
지금 우리는, 우편함도, 비둘기도, 공중전화도 필요없이 의자에 앉아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얼굴을 맞대지 않아도 내 의사를 전할 수 있어요. 아주아주 편리하죠. 직접 해 보지 않아도 무엇이든 알 수 있어요. 참이든 거짓이든, 정말 무엇이든 알 수 있어요.
우린 그렇게 편리하게 서로를 대하고 있는 것 같아요. 당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만큼만, 불편을 끼치지 않도록.
하지만 동시에, 그 편리함을 내려놓아야만 우리는 벅차오르는 무언가를 만날 수 있지 않나요? 우리는 결국 직접 보고 들을 때 더 많이 눈물흘리니까요.
우리가 사랑했던 별을 찾기 위해 온갖 모양의 별을 다 뒤져 볼 거야. 누워서 별 보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어. 이게 진짜일까? 저게 진짜일까? 대체 별을 보는 순간은 어떻게 해야 얻을 수 있는 거야.
우리가 사랑했던 건, 정말 별이었을까?
실재하는 것에는 압도감이 있습니다.
사랑은 편리함을 포기하고 직접 찾아가는 것, 굳이 시간을 들이는 것, 수줍음을 거부하고 먼저 다가가는 것. 우리는 조금 더 불편할 때 더 쉽게 사랑합니다.
우리가 이토록 다른 생명을 쉽게 짓밟는 건, 그들이 정말 괴로워 하는 걸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예요. 치킨을 먹는 모든 사람이 닭의 머리를 자를 수 있는 건 아니예요. 우린 더 복잡하고 귀찮은 순간을 통과해야만 우리의 영혼을 지킬 수 있어요. 쉽지 않아도, 마지막엔 포기하게 되더라도 시도는 언제든지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우리의 영혼이 온전해질 때, 우린 발전하는 사회 속에서도 공동체를 형성하고 사랑을 실천할 수 있을 거예요.
저는 사랑하자고 말합니다. 사랑을 쫓을 때 가장 행복하니까요. 제 마음을 가장 직설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게 제겐 춤이고, 음악이예요. 말이고, 그림이고, 흙이고, 풀이고, 꽃이예요. 제가 가진 모든 걸 다 주워담아 당신에게 드리는 거예요. 당신이 세상을 사랑했으면 좋겠어서요. 세상이 편리라는 말을 앞세워 사랑을 흐리고, 덮어도 견딜 수 있었으면 해서요. 애정을 가진 채, 그러지 말아달라 부탁할 수 있음 해서요.
| 침범과 충만에 대하여
우리는 빠르고, 또 멀찍한 것을 추구하는 세상 속에 살고 있습니다. 함께 살아가는 건 어쩔 수 없이 지치는 일인 걸까요. 각자의 자리를 벗어나지 않고, 또 침범하지 않으며 사는 건 왠지 흠 잡을 데 없는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융화란 건 너무나 크고 먼 말 같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저는, ‘각자가 자신의 위치를 오롯이 지키는 삶’ 이란 것이 설명되지 않는 세상을 설명하기 위해 생겨난 허구의 이상처럼 느껴집니다. 완벽한 나만의 자리는 결코 있을 수 없습니다. 내 자리만 바라보고 꼭 끌어안다 보면 나의 것 일부를 내어주고, 너의 것 일부와 닿는 것을 희생이라 여기게 됩니다. 제 생각은 다릅니다.
내게 감자가 다섯개나 있다면, 이웃에게 나눌 수 있는 몫은 네개나 됩니다. 내가 오늘 나누어 준 감자는 내일, 다음 주, 일년 뒤 언제든 무엇으로든 돌아올 거예요. 그럼 나는 감자 한 알, 고구마 한 알, 옥수수 하나, 미역 한 줄기, 토마토 한 개를 가진 사람이 될 수 있어요. 수프를 해 먹을 수 있겠죠?
오늘 당장 내가 감자 네개를 잃는 게 두려워 나 혼자 취했다간, 매쉬드 포테이토나 감자튀김만 먹어야 해요. 맙소사… 하지만 비극은 여기서 끝이 아니예요. 이 퍽퍽한 식사에서 벗어날 방법은, 더 땀흘려 일해 내 작물을 늘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될 겁니다. 나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이 많아질거예요. 그것이 예의이고, 정의라고 생각하게 되었으니까요.
전 우리가 퍽퍽한 식사에 갇혀 그냥저냥 만족하고 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들 자신의 것을 하나씩 들고와 잔치를 벌이자구요. 공동체를 추구하는 우리의 마음이, 공동체 없인 살 수 없으니까 택하겠다- 보다, 공동체 속에서 궁극적으로 자유로워지고, 충만해질 테니 택하겠다- 가 되길 바라요.
그럼에도 불안 앞에서 목소리가 작아지고, 피로 앞에서 몸짓이 작아지는 걸 공감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대단히 공동체에 헌신하는 사람이 되기보다, 서로 기쁨과 아픔을 나누며, 융통성을 발휘하며 지냈으면 좋겠어요. 저는 당신이 더 쉽게 마음을 낼 수 있도록 뭐든지 하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내게 감자를 주지 않더라도, 나는 당신에게 귤을 주고, 노래를 주고, 편지를 써 드릴게요.
편지로는 수프를 만들 수 없지만, 그럼에도 편지를 쓰겠어요. 그렇게 서로의 영역을 침범한 우린, 결국 함께 하는 걸 사랑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닮았기 때문에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우연히 같은 자리에 있기 때문에 함께했으면 해요. 서로 다른 개인이 각자를 잃지 않으면서도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 저는 그것이 공동체의 가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자리가 곧 우리의 자리가 되고, 그게 우리의 제자리다. 저는 조명 아래에서 그렇게 말 하고자 합니다.
〈제자리〉를 만들게 된 동기
처음부터 종합예술 공연을 하고 싶었습니다. 춤과 음악을 관객에게 보여 줄 때 항상 아쉬웠거든요. 몸짓 너머의 의미가 닿았으면 좋겠는데, 그러려면 연극이라는 직설적인 방식과 미술이라는 감각적인 방식이 함께 해 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야기 속의 춤과 이야기 속의 음악을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제가 공연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제 뇌가 세상에 하나 더 만들어졌다는 느낌입니다. 제가 꿈꾸던 모습이 진짜로 형상화되어 꾸준히 저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처음 시도한 자작곡이 너무 황홀하게 완성되는 중이고, 춤도 규모가 정말 큰데 너무너무 감동적입니다. 공연을 준비하면서 친구들이 저에게 '울림이 있다'라는 말을 해 줄 때마다 너무너무 행복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예술이 지금 설득력이 있구나, 하고 인정받는 기분입니다.
물론 어려움도 있습니다. 사람이 많이 함께하는 만큼 가장 어려운 건 일정 조정입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공연을 준비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돈이 필요했습니다. 연습실과 소품, 의상부터 무대의 시각적 연출까지, 하나씩 구체화할수록 처음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지출이 늘어났습니다.
저는 이 공연을 가능한 한 처음 꿈꾸었던 모습으로 실현하고 싶습니다. 제가 상상한 세계가 실제로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을, 더 온전히 경험하고 또 전달하고 싶습니다.

왜 펀딩을 받고자 하나요?
저는 이번 공연의 단독 기획자로서 악기 구매, 연습실 대여, 의상과 재료 구매 등 제작에 필요한 비용을 최대한 책임지고자 했습니다.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금전적인 부담을 지우기보다는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감당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혼자 책임지려 했던 이 공연을 조금 더 많은 사람과 함께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후원은 절대로 그저 부족한 제작비를 채운다는 평면적인 의미가 아닙니다. 이 공연이 축소되지 않고 더 온전한 모습으로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저의 메시지가 끝까지 힘을 가지고 속속들이 도달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일이 될 것입니다.
종합예술 공연을 준비하다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곳에서 비용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미술적인 연출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재정적인 한계에 부딪혔고, 이대로라면 제가 꿈꾸었던 공연의 규모를 축소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사실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대도 돈에 대한 걱정은 여전히 큽니다. 본격적인 제작을 시작하면 의상과 소품, 공간을 마련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제 사비를 들여가며 작품을 완성시키고 싶다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이 공연을 가능한 한 처음의 모습에 가깝게 실현하고 싶습니다. 제가 상상한 세계를 온전히 구현하고, 함께하는 사람들이 쌓아 올린 예술이 충분한 형태로 관객에게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도움을 요청하고자 합니다.
후원금은 이렇게 사용됩니다
여러분의 후원금은 공연을 실제로 완성하는 데 필요한 비용으로 오롯이 사용됩니다.
- 의상 및 소품 제작·구매 60%
- 공연의 세계관을 구체화하고, 각 장면을 완성하기 위한 의상과 소품을 마련합니다.
- 연습실 대여 20%
- 함께하는 사람들이 모여 춤과 음악, 연극을 연습하고 작품을 만들어 갈 공간을 대여합니다.
- 기타 공연 제작비 20%
- 악기, 스피커 및 조명 대여, 포스터 프린트 등등, 공연을 위해 실무적으로 필요한 부분에 사용합니다.
여러분이 보내 주신 마음은 의상과 소품, 연습 공간, 무대의 빛과 소리로 이어져 〈제자리〉의 구체적인 모습이 될 것입니다.

후원 리워드
후원해 주시는 분들께 감사의 의미로 저희가 직접 만든 실팔찌와 디자인 지류 티켓을 드릴 예정입니다. 이 선물은 공연 당일에 전달해 드리려고 합니다. 또한 공연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함께 공유드리고 싶습니다. 완성된 공연뿐만 아니라, 그 장면들이 태어나기까지의 고민과 연습, 또 공연이 끝난 후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다만 한가지 드리고자 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후원 리워드라 함은 공연 좌석 우선 제공이 가장 보편적 방식일 것 같아 이에 대한 제 생각을 적습니다. 후원이라는 큰 일에 잘 보답드리기 위해 베네핏을 뚜렷하게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그럼에도 저는 모든 관객에게 좌석의 기회를 열어 두고 싶습니다.
〈제자리〉를 통해 저는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고, 누구나 예술을 누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렇기에 경제적인 여건이나 후원 여부에 따라 누군가가 더 좋은 위치에서 예술을 누리거나, 누군가는 그 기회에서 멀어지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예술이, 구매해야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것으로 역할하는 순간, 본래의 의미를 잃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술을 만드는 사람과 감상하는 사람, 후원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서로 다른 위치에 서더라도, 같은 예술을 함께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따라서 후원해 주신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은 굿즈와 제작 과정의 공유로 전하되, 공연을 관람하는 일만큼은 모두에게 열어 두기로 했습니다.
예술을 소비적으로 바라보는 의견에 타협하지 않을 수 있도록, 응원하고 동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미리보기
지금까지 연습의 조각들을 소개해 드리고 싶어 공연의 기대감을 해치지 않을 정도로 가벼운 스포일러를 몇 가지 담습니다. 미완성의 작품에서 오는 기대감과 설렘을 공유합니다.
- 초반 기획노트
- Goodnote
- 목소리
- Intro - Bluebird 0928.mov
- 움직임
- 추후 첨부! 인스타그램 개설과 함께 재공지 드리겠습니다🤫
- 손가락
- 페이스페인팅 도안 페이스페인팅
- 소리
- 자작곡(무제) Song Form only 1024.MOV
- 표정
- 대본 발췌 - #3

이 글에 저의 마음이 모두 담기지 못했을까, <제자리> 바깥에서 쓴 글을 하나 더 첨부합니다. 이 공연을 벌써 아주아주 사랑하는 저의 마음이 닿았으면 합니다.
| 닫으며
저는 이 공연을 준비하면서, 제가 조건 없이 꿈꿔왔던 것들이 하나씩 이뤄지는 모습을 아주 많이 마주하고 있습니다. 같은 사람이 되지 않아도 함께할 수 있다는 것. 각자의 자리를 잃지 않으면서도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배웁니다.
어쩌면 우리가 잃어버린 본래의 자리는 멀리 있는 어떤 이상향을 ‘막연하다’라는 동사 속에 가두기를 포기하는 순간 비로소 보이는 듯 합니다.
저는 이 공연을 정말 많이 사랑합니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장면들을 사랑하고, 함께 만들어 가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이 공연이 세상에 전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작은 가능성을 사랑합니다.
이 공연이 끝난 뒤에도 우리가 나란히 서 있었던 순간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함께 노래하고, 춤추고, 웃었던 순간을요. 그리고 이 공연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그런 순간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학교에서 만나요!
제은 드림.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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