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는 이우학교 교육공동체 사회적 협동조합 ‘이우樂쿱’ 창립대회를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우樂쿱’ 설립을 위해 함께 한 모든 분들의 마음을 모으고, ‘이우樂쿱’의 정관 및 규약, 사업계획을 심의하며 한 해 동안 애써주실 임원들을 선출함으로써 ‘이우樂쿱’의 첫발을 힘차게 내딛고자 합니다.
지난 1년간 우리는 협동조합의 필요성과 운영방향을 검토하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모았습니다. 협동조합에 관한 세미나를 열고 다른 협동조합도 탐방하였습니다. 이어 우리는 협동조합의 비전과 사업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협의를 거듭했습니다. 그러나 창립대회를 앞두고 코로나19 상황을 맞아 주춤하다가, 드디어 많은 분들의 관심과 성원 속에서 창립대회를 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우樂쿱’을 통해 다음과 같은 일을 하고자 합니다.
첫째, 학교매점 ‘달콤샘’을 학생, 학부모, 교사 3주체의 협동을 통해 운영하겠습니다. 달콤샘은 지난 10년 넘게 여러 학부모님들의 땀과 눈물로 운영되었습니다. 오로지 학생들에게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학부모매점위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힘겹게 물품 조달과 판매, 재고 관리, 회계 등을 담당해 왔습니다. 이제 학교매점을 3주체가 운영함으로써 매점을 보다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운영하는 한편 구성원들의 욕구를 적극 충족시키고자 합니다. 예전보다 판매 물품을 더욱 다양화하고 운영 시간도 늘리며 구성원들이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도 꾸며보고자 합니다. 아울러 수평적인 관계 속에서 대화와 협의,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해나가면서 3주체 모두가 ‘삶으로서의 민주주의’를 경험하는 장을 만들고자 합니다.
둘째, 학교매점의 역할을 다방면으로 확장해 보겠습니다. 그동안 학생들은 교과나 비교과 활동에서 다양한 물품과 작품을 공들여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를 안정적으로 판매하거나 전시할 곳이 없어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제 학생들이 만든 작품을 전시할 공간과 물품(굿즈)을 판매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려 합니다. 아울러 공정무역제품 판매, 각 주체들의 공동구매 대행, 기존 물품의 재활용·나눔 등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구성원들이 자신의 이익과 효율만을 앞세우는 경제가 아니라 서로 돕고 배려하며 함께 살아가는 ‘협동의 경제’를 익혀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셋째, 조합원은 물론 자원봉사자들,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사회적 경제에 관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겠습니다. 2000년대 이래 세계 전반에 걸쳐 경제적으로는 신자유주의가, 사회적으로는 각자도생의 분위기가 지배하면서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경제는 큰 침체를 겪으면서 생존을 위협받는 사람들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청년들의 취업난도 극심해질 것입니다. 이런 위기를 타개하려면 정부가 적절하게 개입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신뢰와 협동을 토대로 한 ‘사회적 경제’가 자리 잡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지역의 뜻있는 단체 및 다른 학교협동조합들과 손잡고 시민들의 윤리적 소비 의식을 함양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끝으로, 다음 세대가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을 펼치겠습니다. 지금 인류가 마주하고 있는 가장 큰 위기 중 하나는 기후변화입니다. 우리는 기후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비상행동 캠페인을 벌이거나 우리 주변 숲과 바람길을 지키기 위한 운동에 동참할 것입니다. 그리고 태양광발전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검토할 것입니다. 다른 한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기업가정신 교육 및 창업 공모전을 실시하고자 합니다. 나아가 여건이 허락한다면 창업·창직을 지원하거나 육성하는 사업도 벌이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자율, 협동, 민주주의, 배려, 연대라는 협동조합의 정신을 늘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그리고 ‘벗과 함께’라는 이우학교의 설립정신 또한 잊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이우樂쿱이 학교 구성원들의 복지를 증진함과 동시에 삶으로서의 민주주의를 경험하고 ‘협동의 경제’를 익히며 다음 세대에게 희망을 주는 조직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합니다.
2020년 5월 9일
이우학교 교육공동체 사회적협동조합 ‘이우樂쿱’ 설립동의자 일동